국내 기업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은 성공 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3% 초반에 2% 후반대를 보이고 있다. 일본처럼 저성장 시대로 접어 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려오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유지하고 있는 성장 방식인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의 한계 시점에 왔으며, 이제는 선진국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을 통해 시장을 먼저 선점하여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자료 출처 : 통계청]
여기서 패스트 팔로워와 퍼스트 무버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해 우선 알아보고자 한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영어의 의미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산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창의적인 선도자를 말한다. 이와 반대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는 퍼스트 무버, 트렌드 세터(trend setter, 시대의 유행 등을 선동하는 자)인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놓으면, 이를 벤치마크해 1위 기업보다 더욱 개선된 제품을 싼 가격에 내놓는 식으로 이뤄진다. 1970년대 일본기업과 90년대 이후 한국기업들이 이 전략을 주로 채택한 바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네이버 지식백과에서도 쓰여져 있듯이 한국기업은 90년대 이후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통해 기존의 1위 기업 및 산업들을 따라잡고 있거나, 그것을 넘어 지금은 선두의 자리에 있는 기업 및 산업들도 있다. 삼성의 스마트폰, 반도체 산업과 현대의 자동차 산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기업의 대부분이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통해 성장해 왔다. 이것이 의도된 전략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이 새로운 혁신 제품을 만들어 시장의 창출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과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며,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기업들이 실패할지도 모르는 시장에 뛰어들어 새로운 것을 내 놓고 시장을 개척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배경과 환경들이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과거의 일본이 그랬고, 현재의 중국이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아주 무섭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제는 중국에서도 퍼스트 무버 전략을 세우고 있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퍼스트 무버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인프라와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 이 부분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근 서울대 교수는 "한국 같은 규제 환경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나서면 퍼스트 루저(loser·패배자)가 되기 십상"이라고 했다(조선비즈, 2016). 이 처럼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 관행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개척자를 배격하고 있다'라고 김기천 칼럼리스트는 말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회 환경과 개척자가 살아 남을 수 있는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들에게 무조건 이제는 퍼스트 무버 전략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퍼스트 무버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의 우리가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었던 시대적 환경과 배경이 있었듯이 지금은 어쩔 수 없이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이웃 국가인 중국에 있다. 중국은 풍부한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동력으로 하여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지금은 선진 기술들을 벤치마크하여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 모두 알고 있듯이 중국의 샤오미와 알리바바가 대표적 사례 기업이다. 그 외의 중국의 기업들도 제2의 샤오미와 알리바바를 꿈꾸며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벌써 우리나라 LG전자 스마트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났다. 이 처럼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이 계속해서 패스트 팔로워 전략만을 고집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심각한 위기 의식은 국내 기업들이 벌써 느끼고 있을 것이며, 그에 대비하여 퍼스트 무버 전략을 세우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구조적인 대 변혁을 이뤄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의 기업 구조로써는 쉽지 않다는 의견들이 많다. 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한 뉴스 기사의 내용을 소개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계열사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몸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사업에 문어발식으로 계열사를 확장한 우리나라의 기업체제는 퍼스트 무버로의 도약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삼성전자나 현대차의 급격한 성장을 이끈 수직계열화 체제도 전형적인 '패스트 팔로어'의 형태다. 이들은 부품사 수직계열화를 통해 다른 기업보다 훨씬 빠른 의사결정으로 제품을 만들어 내며 시장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퍼스트 무버로 나아가기 위해선 각 계열사가 종속관계에서 벗어나 서로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 그룹사에 갇힌 기업이 아닌 개방적인 협업을 통해 혁신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최윤신, moneys, 2016)
기사 내용의 전문가들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공감하며, 그것이 해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개방적인 협업을 통해 혁신하는 회사' 이런 글로벌 기업들이 되어야 현재 저성장 시대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으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개척하여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2013년 LG경제연구원에서 작성한 보고서 내용 중에 퍼스트 무버로 불릴 수 있는 3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이 내용을 통해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전략을 구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세가지 유형은 최초 출시, 대중시장화의 선도, 그리고 시장 재정의이다. 각 유형은 시장 진입의 시점, 경쟁의 방식, 제품의 특성 등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고객이 이들을 선도자로 느끼고 인정할 때 비로소 진짜 퍼스트 무버가 된다는 공통분모를 갖는다.'
'급변하고 예측 불가능한 21세기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창출하기 위한 전략은 과거처럼 한번 창출해 놓은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해 지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장 지배자라도 새로운 시장 공간을 계속 창조해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일시적 독점에서 오는 경쟁우위를 반복해서 누리는 , Hit & Run식의 '역동적인 퍼스트 무버'를 지향하는 것이 21세기 창조경영 시대에 적합한 전략이다.'(김국태·허지영, 2013)
보고서에 따르면 3가지 유형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고객이 선도자로 느끼고 인정할 때 비로소 진짜 퍼스트 무버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새로운 시장 공간을 계속 창조해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경쟁우위를 가져가는 변형된 퍼스트 무버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역동적인 퍼스트 무버'로 정의하고 있다. 소비자와 고객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 '나 자신에게 혁신적인가?'라는 것이다. 기존의 존재하는 시장이거나 기술이라도 그것을 좀 더 혁신적으로 발전시키거나 시장을 재정의한 것을 소비자들이 인정하고 받아드리게 된다면 그것이 바로 퍼스트 무버라는 것이다. 시장의 재정의를 통한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구글을 사례로 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은 퍼스트무버의 정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초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휴대전화 시장을 재 정의 하였으며, 그리고 시장의 대중화를 선도했다는 점에서 애플의 아이폰은 혁신적인 제품으로 애플이라는 기업은 선도적인 기업으로 소비자와 고객들에게 각인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스마트폰 시장에 삼성은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통해 지금 애플과 1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으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는 1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적인 기업으로,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식하는 것은 삼성과 갤럭시 보다는 애플과 아이폰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퍼스트무버 기업의 강점이다.
[이미지 출처 : 자유 광장 블로그]
그럼 정말 '퍼스트 무버'전략이 앞으로의 국내 기업에게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해 '홍수용 칼럼'의 글에서는 '전략의 팔레트'를 만들어 시류에 맞춰 속도감 있게 따라가야 하고 '리뉴얼 전략'을 통해 '가장 빠른 추격자'가 되라고 제안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에 소개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전략이 이런 혼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략의 팔레트'를 만들어 두라는 것이 BCG 조언의 핵심이다.
현재의 경영 상황은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단 하나의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 복잡한 현실이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팔레트에서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물감을 가져다 섞어 쓰는 것처럼 몇 가지 핵심 전략을 정해둔 뒤 상황에 따라 전략을 선택하고 조합할 필요가 있다. 1950년대 이후 경영전략은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지배력을 높여라'는 전략이 대세였다. 바로 이 한 가지 물감이면 그림을 그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지금은 여기에 몇 가지 물감을 더해야 한다. 먼저 '조정하며 진화하는 전략'이라는 물감이 필요하다.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류를 속도감 있게 따라가야 한다는 의미다(홍수용, 자유과장, 2016).
아울러 외국의 파트너와 시장을 함께 만들어가는 '형성 전략'이라는 물감도 필요하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브노르디스크는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유럽에 적용했던 유통방식을 쇄신했다. 과거의 유통구조는 의료시스템이 선진화돼 있는 덴마크에 어울리는 방식이어서 저소득층이 많은 중국, 특히 농촌 지역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점을 간파했다. 노보노르디스크는 중국 지방정부, 지역 의사 등과 공동으로 당뇨병 치료 프로그램을 만들고 환자들과 공동체를 꾸렸다. 신개념의 제품을 만드는 '블루오션 전략', 기존 사업구조를 쇄신하는 '리뉴얼 전략'도 급변하는 시장에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감이다(홍수용, 자유광장, 2016).
2013년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의 '역동적인 퍼스트 무버'와 BCG가 조언한 '전략의 팔레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21세기 급변화는 시대에 살아 남기 위한 경영전략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력과 소비자의 니즈, 그리고 경영환경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여 변화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데이비드 매기의 글 '제프 이멜트 GE WAY'에서 GE(General Electric) 회장 제프 이멜트가 한 말이 생각난다. "오늘날과 같은 역동적인 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보다는 얼마나 빨리 배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GE의 경영전략에서 우리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GE는 신기술과 신생 벤처에 투자하면서 에너지 부문에서 세계 5대 벤처캐피털 회사에 들게 되었다. 새로운 아이디어을 적절한 프로세스를 거쳐 어떤 것이 회사의 미래에 맞는 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판단한다. GE는 투자하는 기업들을 전적으로 통제하지 않지만 연구 개발, 다른 합작 파트너, 경영 툴 등의 내부자원을 그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데이비드 매기, 제프 이멜트 GE WAY, 2009).
GE는 초기에는 산업 분야에서 1위를 하거나, 선두 위치에 있는 분야를 제외하고는 매각을 하거나 사업을 포기하고, 패스트팔로워 전략을 펼쳤다고 볼 수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통해 돈이 될만한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미래 성장 가능한 산업분야에서 3위~4위 정도를 하고 있는 기업들 중에 인수하면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들을 인수하여 파이를 키웠다. 그러나, 제프이멜트가 회장이 되고 전략을 서서히 바꾸기 시작하였다. 핵심 분야를 제외하고 새로운 사업에 대해서는 신기술에 처음부터 투자하거나, 신생 벤처들에게 투자하고 협업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 그 분야의 선도적인 위치를 선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바로 퍼스트 무브 전략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지 출처 : GE REPORTS]
이처럼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면서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니즈를 빨리 파악하는 신생 벤처들과의 지속적인 협업과 투자 지원을 통해 시대의 변화에 맞춰 시장을 선도하거나 새롭게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우리나라 글로벌 기업들도 문어발식 계열사만 늘리는 것으로 파이를 키우기 보다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벤처 기업들의 기술과 아이디어에 투자 지원을 통해 그들과 협업 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급변화는 21세기 시대에 소비자들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파악하여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새로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국내에서도 구글, 애플, GE,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기업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그러나, 현재의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가 큰 걸림돌이다. 어느 나라에도 없는 재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 위와 같은 동반 성장과 새로운 시장 창출 그리고 신산업 선도 등이 가능할 지 의문이다. 자본이 세습되고, 순환출자를 통한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 그리고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등 이런 불합리한 경영구조를 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의 성장은 쉽게 밝아지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들은 퍼스트 무버 전략에 앞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들과의 전략적인 동반 성장을 위한 경영 구조를 선제적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또한 앞에서 언급했듯이 퍼스트 무버 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는 법과 제도, 경영환경 등이 형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은 대기업의 내부적인 자정 및 혁신과 더불어 정부와 정치인들의 경제 정책이 퍼스트 무버 기업들이 생존해 나갈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그 토양에 뿌려진 수많은 씨앗들이 건강하게 뿌리내리고 성장할 것이며,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참고 문헌 및 자료]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3/07/2016030702152.html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6/12/2014061201417.html
http://www.freedomsquare.co.kr/3390#.WKvGBdSLQ1I
http://www.specialone.co.kr/sub_page_view.php?gisa_id=20150917105248&main_menu=9&sub_menu=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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